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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항공

   

알기 쉬운 항공모함 이야기(3)

2009.07.09 05:02 조회 수 : 16998

Naval Forces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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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항공모함 이야기(3)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는 항모의 설계와 구조적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글/ 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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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들어가는 글
최근 울산의 모 조선소에서 KDX-II 4번함인 왕건함을 진수하고 내년 중에 해군에 인도키로 했다는 뉴스가 공중파 방송을 타고 대대적으로 나간 일이 있었다. 본격적인 대양해군이 될 2000년대 한국 해군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함이 또 하나 탄생했다는 점에 벅찬 마음 가눌 길이 없지만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그 성능적인 면이 바로 그것이다. 어차피 실제 싸움에 있어 모든 결과가 무기 사양, 즉 스펙에 맞춘 것 같이 정확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무기 스펙이 좋으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최근 활발히 실전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KDX-II는 성능상 조금 모자란다는 느낌이 강하다. 동급 해상 자위대 함에 비추어 보아도 스펙이 약간 떨어지고, 중국 인민 해방군의 동급 신형 함에 비교해 봐도 작게나마 스펙이 약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한정된 예산과 시간, 그리고 주변 강대국들의 강한 눈치 속에서 이 정도라도 계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겠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 향후 KDX-III와 한국형 원잠, LPX, 나아가 한국형 중형 항공모함으로 대양함대의 모습을 갖출 한국 해군을 그리며 아쉬움은 조금 참기로 하자.

항공모함의 설계
항공모함의 기본설계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항공모함의 운용개념, 즉 주 활용 목적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화물의 운송이 주 활용목적임을 알아야(큼직한 짐칸이 필수라는) 트럭의 기본설계 개념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고, 승객의 편안함이 주 활용목적임을 알아야(편안한 의자와 착석 자세가 필수라는) 버스의 기본 설계 개념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항공모함의 운용개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공학적인 개념에서의 항공모함은 "외국 주둔기지 없이 세계 전역에서 해군의 독자적인 전력투사 능력으로 활약하며 평상시 재래식 전쟁 억지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위기시나 분쟁시 공격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원돈저 『특수선 설계』, 2003년)
쉽게 풀어 쓰면 항공모함의 운용 개념은 아래 3가지로 요약되어 진다.

1. 별도의 외국 주둔기지 없이 세계 각지, 필요한 곳에 전력투사(공격)를 할 수 있음.
2. 전쟁이 없을 시에는 무력시위 등을 통해 위협 국가를 압박, 전쟁을 막는 역할을 함.
3. 실제 전쟁이 발발했을 시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함.

결국 항공모함은 상기 3가지 운용개념이 잘 부합될 수 있는 형상으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별도의 외국 주둔기지 없이 실제 전력투사가 필요한 곳에 적시에 이동하기 위해서는 고속항해라는 성능이 필요하고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본다면 장거리 항해시에도 잦은 급유가 필요치 않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해군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미 해군에서는 니미츠급부터 추진장치를 아예 원자력 장치로 교체해 버림으로써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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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원자력 기관은 고속항해가 가능하고 잦은 급유가 필요없다.

그 다음 운용 개념은 위협 국가에 대한 압박. 앞서도 언급했듯이 위협 국가에 대한 압박은 대부분의 경우 무력시위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무력시위란 것이 실전 같은 훈련을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전투훈련이란 주변함에 대한 통제와 스스로가 가진 전력투사 능력, 그리고 이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이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위협 국가에게 보여주는 것인데 이를 위해 항공모함은 강력한 지휘통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진기지의 역할을 하기 위해 항공모함은 상당한 량의 무장을 싣고 다니며 별도의 보급 없이 7일간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말이 쉬워 7일이지, 7일이란 시간동안 항공모함 전대가 갖은 화력을 쏟아 부었다면 조그마한 나라 하나 정도는 지도 상에서 이미 사라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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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항모의 항공전력은 강력한 전투력 중의 하나다.

항공모함의 구조적 특성
이번에는 항공모함의 구조적 특성을 니미츠급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1. 원자력 기관
원자력 기관은 기타 다른 통상 항모와 니미츠급 항모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자 니미츠급 항공모함에게 무한한 가능성과 성능을 제공하여 주는 장치이다.
기름을 태우면서 달리는 통상 항모와 달리 원자력 기관을 탑재한 니미츠 항모는 (승무원들이 견딜 수 있는 한) 무제한(실제로는 13년 주기로 원자로 교체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항속거리로 세계 각지를 누릴 수 있으며, 연료 걱정으로 인해 30노트 이상의 고속 순항이 불가능한 (통상 항모가 고속 순항을 하기 위해서는 극악의 연비를 자랑하는 가스터빈엔진을 돌려야 하며 그나마도 장시간 연속 구동은 불가능하다) 통상항모와 달리 니미츠 급은 30노트 이상의 고속 순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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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니미츠 급은 통상항모와 달리 30노트 이상의 고속 순항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원자력 기관을 장착함으로써 가장 좋아진 점이 바로 엔진 배기구, 쉽게 말해 굴뚝이 사라진 것이다. 사실 항공모함에 있어 가장 큰 딜레마가 굴뚝의 위치였다. 굴뚝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는 환경오염은 둘째 치고 갑판의 장비들을 부식시킬 뿐만 아니라 바로 앞 아일랜드에 달린 각종 레이더나 안테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군다나 굴뚝은 상당한 열기를 뿜어내면서 주변 기류를 흩뜨려 후방으로 접근하며 착함중인 항공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또한 대함 미사일로 대부분의 해전이 이루어지는 요즘 전투에서 뜨겁게 달궈진 거대한 굴뚝은 대함 미사일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표적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해군은 갖은 수를 써왔다. 굴뚝을 여러 개 만들어 뿜어나오는 열을 줄여보려고도 해보았고, 함수나 함미 구석에 굴뚝을 설치함으로써 그 영향을 없애보려 하기도 했으며 극단적으로 아예 굴뚝을 물속에 밀어 넣어 굴뚝을 없애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실험과 테스트 결과 굴뚝이 놓이기 가장 바람직한 자리는 아일랜드 바로 뒷편이란 결론이 나왔고 그 상태가 쭉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원자력 추진기관을 설치한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굴뚝을 없앨 수 있게 되었으니 가장 최상의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굴뚝이 없어짐으로써 굴뚝에 쓰이던 냉각장비, 접근통로 등이 사라졌고 이로 인해 공간 활용도가 높아졌다.
원자력 기관의 채용으로 또 하나 좋아진 점은 바로 캐터펄트 재장전(?)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증기로 작동되는 캐터펄트 특성상 증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막대한 양의 열원이 쓰이는 것이 보통이고 이 때문에 통상항모는 캐터펄트를 쓰게 되면 항속거리가 줄든지, 선속(船速)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맞게 된다. 하지만 무한대의 열원을 자랑하는 원자력 기관을 사용하게 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사라졌으며 기존 2, 3분당 1회 사용가능하던 캐터펄트 사용빈도 역시 1분당 1회 정도로 크게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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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원자력 사용에 따라 캐터펄트 사용빈도가 기존 2, 3분당 1회에서 1분당 1회 정도로 크게 향상되었다.

2. 아일랜드
일반 군함의 함교 또는 브릿지라고 불리는 곳으로 항공모함에서는 넓은 비행갑판 위에 떠 있는 작은 섬같다는 의미에서 아일랜드(Island)라고 불린다.
비행갑판에 떡하니 놓인 거대한 이 구조물은 주변 기류를 흩뜨리고 시야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항공기 이착륙에 분명한 방해 요소였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항공모함에 있어서는 큰 딜레마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항공모함 개발 당시부터 각 나라 해군은 굴뚝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 역시 여러 자리로 옮겨보며 해결방법을 찾아보려 했다. 이 과정에서 갑판 아래에 숨겨보기도 하고, 진짜 조그맣게 만들어 아예 비행갑판 가운데 놓아보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된 위치는 바로 지금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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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항모의 아일랜드는 넓은 비행갑판 위에 떠 있는 작은 섬같다는 의미에서 아일랜드(Island)라고 불린다.

아일랜드는 배 자체를 지휘하는 함교로도 쓰이지만 항공모함 자체가 떠다니는 공항이다 보니 항공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관제탑으로도 쓰였기 때문에 함부로 없앨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니미츠급의 경우 4층에 함대사령관실과 전투정보실(CIC)이 위치해 함대 지휘의 중심부 역할을 하며, 6층에 관제시설을 장치하여 주비행 관제소(Primary Flight Control)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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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3. 갑판 (Flight Deck)
항공모함의 외관상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함수부터 함미까지 쭉 길게 이어진 비행갑판이다. 전문용어로 전통비행갑판(全統飛行甲板)이라고도 불리는 것인데 이 갑판 덕분에 항공모함은 설계상 아주 독특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 항해나 기타 운항에 관련된 대부분의 장비, 즉 의장품(艤裝品)들은 갑판 위에 올라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항공모함은 폭로갑판(暴露甲板, 즉 외부 환경에 완전히 드러난 갑판)의 대부분을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로 써야하므로 대부분의 장비들이 모두 최상층 갑판 아래에 숨게 된다. 따라서 자그마한 크레인이나 볼라드(bollard)같은 잔잔한 장치는 물론 덩치 큰 접안장치 (deck machinery) 모두 배 내부로 숨어들어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의장장치 배치도(Arrangement) 전체가 일반 상선은 물론 보통 함정과는 판이하게 구성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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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항모의 대부분 장비들은 모두 최상층 갑판 아래에 숨게 된다.

또 하나 항공모함의 특징이 바로 비행갑판 곳곳에 달린 엘리베이터이다. 이는 갑판 아래 격납고에 보관된 항공기를 비행갑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만든 것인데 초기 항공모함은 이런 엘리베이터 없이 크레인을 이용해 끄집어내기도 했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경우 총 4개의 엘리베이터가 달려 있는데 아일랜드 앞에 2개, 뒷편에 1개, 그 맞은편에 1개가 장치되어 있다. 무게 47.6톤까지 탑재가 가능하며 최대 항공기 2대까지 운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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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엘리베이터는 무게 47.6톤까지 탑재가 가능하며 최대 항공기 2대까지 운반이 가능하다.

4. 미트볼(meat ball)
미트볼은 항공모함 특유의 착륙유도장치이다. 일종의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항공모함으로의 진입각도가 착륙에 적절할 경우에는 녹색 빛이 보이지만 진입각이 너무 크거나 작은 경우에는 붉은 빛이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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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미트볼은 항공모함 특유의 착륙유도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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