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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CRAFT

월간항공

   

알기 쉬운 항공모함 이야기(2)

2009.06.06 19:06 조회 수 : 18721

          
Naval Forces Section
3C

알기 쉬운 항공모함 이야기(2)

이번호에서는 항공모함에 실린 장비와 몇 가지 상식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글/ 신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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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항공모함이 배이기도 하지만 비행장의 역할도 겸해야 하기에 일반 군함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장비들이 많이 갖추어져 있다.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항공모함은 떠다니는 비행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비행장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활주로, 관제탑, 비행기 정비시설과 승무원들이 머무를 수 있는 휴식 공간, 그리고 자체 방어 장비와 무기 창고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항공모함은 비행장이기에 앞서 한 척의 틀림없는 ‘배’이기에 엔진, 추진기, 브릿지 등 배로서의 운항 설비도 갖추어야 하고, 나아가 전시(戰時) 공격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기타 지휘시설도 갖추어야 한다.
자, 말이 좀 장황한데, 위의 사실들을 조금 다르게 짚어보기로 하자. 배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그 길이는 400미터가 채 되지 않으며 폭도 100미터를 넘기 어렵다. 선체 높이 또한 20미터 내외이니 조금 큰 아파트 4동 정도 붙여 놓은 넓이인 8십만 평방미터 내에 이 모든 장비를 다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도 그나마 대형항모니까 빼낼 수 있는 공간이지, 소형 항모에 이르면 여기에 반도 안 되는 공간에 모든 장비를 다 집어넣어야 한다. 당연히 항공모함만의 특이한 장비가 몇 가지 생기게 되는데, 이들을 살펴보면서 항공모함에 대한 일반 상식을 키워보자.

분사 전향기, Blast Deflector
분사 전향기는 지상 공군기지만큼 충분한 공간을 가질 수 없는 항공모함의 특성으로 인해 생겨난 장치다. 제트엔진에서 뿜어내는 배기가스 압(壓)의 반작용으로 기동하는 것이 비행기의 특성인 만큼 비행기에서 뿜어내는 배기가스의 온도와 압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상의 일반 공군기지라면 주변 공간이 넓어 이륙 준비가 끝난 후 이륙을 위해 엔진 스로틀레버를 올릴 때-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는 것과 동일하다- 지상 요원들이 주변 다른 곳으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항공모함은 ‘좁은 곳에 너무 많은 장비를 집어넣은데다가’ 일반적으로 다음 발함을 위해 다른 비행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변으로의 대피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그 뜨거운 배기가스를 다 덮어 썼다간 사람은 물론 제대로 남아날 장비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이들을 보호하고자 나온 장비가 바로 이 분사 전향기이다.
이륙하기 전 비행기 뒤편에서 마치 판자처럼 우뚝 서있는 분사 전향기는 뜨거운 배기가스로부터 주변 인원을 보호함은 물론 물리학의 가장 기본원리인 작용반작용 원리에 의해 비행기의 추력을 조금이나마 향상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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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3> 분사 전향기는 뜨거운 배기가스로부터 주변 인원을 보호하고 작용반작용 원리에 의해 비행기의 추력을 향상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사출장치, Catapult
쉽게 말해 비행기를 공중으로 내던지는 장비이다. 보통 비행기가 자체의 엔진만으로 지상 활주로를 달려 정상적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1킬로 가까운 길이의 활주거리가 확보되어야 한다. 하지만 항공모함에 있어 이렇게 긴 활주로는 한낱 희망사항일 뿐, 실제 항공모함에서 비행기가 달릴 수 있는 활주로는 100미터 남짓이다.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100미터 이내의 거리만을 달려 비행기가 떠오를 수 있는 속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이유로 사출장치가 나오게 됐다. 기본원리는 사출장치가 항공기 전방 착륙장치에 고정되면 엄청난 힘으로 항공기를 이륙속도까지 잡아끄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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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사출장치 작동시 고속으로 비행기를 내동댕이치는 만큼 조종사는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받게 되는데, 이때 조종사는 사실 원활한 조종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 함재기들은 사출장치 작동 순간부터 정상고도 진입까지 탑재된 컴퓨터가 자동으로 조종해주기 때문에 조종사는 손잡이를 잡고 편안하게(?) 앉아만 있어도 된다.  
한편, 사출장치는 일반적으로 증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을 증기로 바꿀 때 엄청난 양의 열, 바꿔서 말해 엄청난 양의 열을 생산하기 위한 많은 양의 연료를 소모하므로 대개 연료 걱정이 없는 원자력이 사용된다. 니미츠급(Nimitz Class)에 장착된 사출장치의 경우 22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항공기를 2초 만에 시속 265킬로의 속도로 공중으로 집어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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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5> 니미츠급에 장착된 사출장치의 경우 22톤 정도의 무게를 가진 항공기를 2초 만에 시속 265킬로의 속도로 공중으로 집어던진다.

통합사출제어시스템, ICCS
함교에 위치한 비행통제센터(Flight Control Center) 외에 비행갑판 위의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통합사출제어시스템(ICCS: Integrated Catapult Control System)이 갑판에 별도로 하나 더 설치되어 있다. 특히 여기에는 사출장치 발사 버튼을 관할하는 장교가 위치하고 있어 항공기의 이함을 통제하는데, 이 역시 갑판의 최대 여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입출식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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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 8> 사진 가운데 벙커처럼 튀어나온 곳이 바로 ICCS로 선체 속으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착륙제어 케이블, Arresting cable
착륙제어 케이블은 충분한 제동거리를 확보할 수 없는 항공모함의 특성 때문에 착함하는 비행기를 강제로 잡아채어 착함시키는 장비이다. 말이 좋아 항공모함이지 실제 항공모함에 비행기를 착륙시킨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활주로 길이로 보나, 바람이나 갑판 인원으로 분주한 주변 환경으로 보나, 갑판 재질-아스팔트가 깔려있긴 하지만 결국 밑바탕은 충격 흡수가 가능한 흙이 아닌 두꺼운 철판이다-로 보나 항모 착륙은 일반적인 항공기 착륙 상황과 비교했을 때 항공기가 내려서는 안 되는 장소에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고받음각과 착륙 실패를 대비해 엔진출력을 2/3 이상 유지해야 한다-으로 착륙을 해야 하는 소위 ‘말도 안 되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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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11> 실제 항공모함에 비행기를 착륙시킨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오죽했으면 해군 조종사들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실제 적과의 전투보다는 이착함, 특히 착함이라는 말이 돌겠으며, 실제 전투 몇 회인지보다 오히려 착함을 얼마나 많이 했는가가 조종사 능력의 바로미터라는 말이 있겠는가. 실제 신참 조종사들의 경우 한 번 착륙할 때 3회 착함 실패(기체 후방 아래쪽에 장착된 고리(tail hook)가 착륙제어 케이블에 제대로 걸리지 않는 것)는 기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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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신참 조종사들의 경우 한 번 착륙할 때 3회 착함 실패는 기본이라고 한다.

이 착륙제어 케이블은 항공기의 강제 감속 및 착함을 유도하는 만큼 탄성이 높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 있으며, 비행기를 한 대 한 대 잡을 때 마다 강한 힘이 걸리므로 보통 100회에 한 번 꼴로 교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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