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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 차량들을 보면 보통 한손으로 들 수 있는 예비용 연료통이 한 두 개씩 달려있는데 영어로 이런 연료통을 제리캔(Jerry Can)이라 부른다. 제리는 2차 대전중에 연합군이 독일군을 얕잡아 부르던 호칭이다. 캔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바로 그것, 즉 무언가를 담는 용기를 뜻한다. 즉 제리캔은 독일군의 통이란 뜻인데 실제로 이것을 제일 처음 개발 한 것은 독일군이다. 통 자체는 사람이 한 손으로 들 수 있는 정도의 크기이며, 여기에는 대략 20리터의 연료나 물, 기타 액체를 담을 수 있다. 또 제리캔은 통이 쉽게 변형되지 않도록 십자나 혹은 그와 비슷한 모양으로 안쪽으로 홈이 파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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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표준으로 쓰이고 있는 제리캔. 큰 것이 20리터, 작은 것이 10리터들이다.



이것은 본래 2차 대전 직전, 히틀러의 명령으로 원활한 연료와 식수 보급을 위해 개발된 물건이었다. 그런데 독일 공군에 근무하던 한 순진한 독일인이 1939년에(아직 2차 대전이 터지기 전이다) 휴가를 얻어 인도에서 여행 중 한 명의 미국인과 친하게 되었다. 이 독일인은 미국인에게 제리캔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여행 중 식수통으로 쓰려고 가져온 제리캔을 미국인에게 직접 건네주기까지 했다(자신의 나라에서 만든 쓸모 있는 물건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 미국인은 제리캔의 유용성을 한 눈에 알아보고는 미군에게 관련정보와 제리캔을 넘겨주었고, 결국 얼마 안가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들은 거의 흡사한 형태로 제리캔을 만들어서 군용으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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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에 찍힌 사진. 전방에 연료를 긴급히 수송하기 위해 미군이 수송기에 제리캔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 제리캔은 식수통 등으로도 쓰이지만 군용차의 예비용 연료통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만약 군용차량이 이동 중에 연료가 다 떨어지면 이 제리캔에 담겨 있던 연료를 활용, 연료를 재보급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거나 하다못해 적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항공기, 특히 전투기는 연료가 다 떨어져 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투기를 길가에 잠깐 세워놓고 조종사가 내려서 얼른 연료를 채워 넣은 다음 다시 출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물론 전투기도 임무 중에 연료가 모자를 것에 대비하여 대형 외부연료탱크를 기체 밑에 1개에서 많게는 3개를 달고 이륙한다. 하지만 자동차와는 비교도 안되게 빠르고 높게 나는 전투기는 필연적으로 많은 연료를 소모하기에 외부연료탱크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도 보통 길어야 2시간 이상 작전을 펼치기 어렵다(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얌전히 비행만 한다면 3시간 까지도 가능하지만 ‘전투’를 벌인다면 1시간 만에 다 쓰는 수도 있다). 특히 소형 전투기들은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연료문제만 해결된다면 소형 전투기도 대형 전투기 못지않게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으나 소형이기에 연료탑재량도 적고, 그래서 비행 가능한 거리도 짧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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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면 연료가 부족할 때 이렇게 길가에 세워 넣고

예비연료를 넣어주면 되지만 전투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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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에나 선구자가 있듯, 장거리/장시간 비행 분야에서도 선구자가 있다(인터넷 용어로 장거리/장시간 비행분야의 본좌 내지 용자라고나 해야 할까?). 1917년 러시아의 해군 조종사로 근무하던 드 세베르스키(Alexander P. de Seversky)라는 조종사는 공중에서 비행기끼리 연료를 주고받아서 비행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나 러시아 해군은 드 세베르스키의 아이디어에 별 관심이 없었고, 결국 드 세베르스키는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 국방부에서 기술자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곧 그는 1921년에 공중에서 항공기끼리 연료를 보급해주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따냈다.

같은 해인 1921년에는 메이(Wesley May)라는 스턴트맨이 최초로 공중에서 항공기에 연료를 보급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스턴트맨이나 할 수 있던 일로, 메이는 자신의 등에 연료통을 짊어지고 자신이 타고 있던 항공기와 나란히 날고 있는 다른 항공기로 기어 올라간 다음(!) 연료탱크에 연료를 집어 넣어주는 방식이었다. 즉 아무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중급유 기술’은 아니었던 셈이다(1차 대전 직후인 1920년대에는 미군이 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조종사들이 대량으로 실직했다. 그리고 이런 전직 군인 조종사들은 마찬가지로 전쟁이 끝나고 쓸모가 없어서 헐값에 팔리던 군용항공기를 사들여서 위와 같은 식으로 묘기를 부리며 비행을 하여 돈을 버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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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공중급유 묘기. 요즘말로 하자면 용자다....

1923년 6월 27일, 세계 최초로 ‘진짜’ 공중급유가 이루어졌다. DH-4B 복엽기 2대가 나란히 날면서 연료를 보급하는데 성공한 것. 이와 같은 식으로 1대의 DH-4B가 계속 비행을 하고, 2대의 DH-4B는 계속 뜨고 내리며 공중에 머물고 있는 DH-4B에게 연료를 보급해주는 식으로 비행을 계속하였으며, 결국 공중에 머물던 DH-4B는 9번의 급유를 받으며 장장 37시간이나 비행하는데 성공하였다(재미있는 것은 공중에서 연료뿐만 아니라 엔진오일도 공급받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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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제대로 된’ 공중급유. 2대의 DH-4 복엽기가 나란히 비행하면서 연료를 주고 받고 있다. 다만 엔진을 켜놓은 상태에서 연료통을 열고 직접 연료를 부어 넣는 수준이었기에 지금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위험천만한 시도였다고 한다.

이후 1929년에는 미 육군 항공대 소속의 스파츠(Carl Spaatz) 소령 및 그가 지휘하던 팀은 ‘물음표(Question Mark)’라는 애칭이 붙은 복엽기를 타고 공중급유를 받으며 무려 150시간을 비행하는데 성공하였다. 이후 ‘공중급유 받으며 오래날기’ 기록경쟁은 계속되었으며 무려 20일이 넘도록 공중에서 계속 비행을 하는 기록도 나왔다. 공중에 떠있는 항공기는 승무원들이 번갈아 가며 조종했으며, 필요한 음식물이나 물 등은 다른 항공기가 로프로 매달아서 내려주는걸 받아서 해결했다. 1월1일에는 로프를 이용하여 무려 근처 교회에서 요리된 칠면조 요리까지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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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 항공기가 공중에서 호스를 통해 연료를 공급 받고 있다. 수송기인 ‘물음표’는 기본적으로 2명이 조종하는 항공기지만 이 실험 당시에는 스파츠 중령 이외에도 4명의 승무원이 더 타고 있었다. 사진에서 잘 보면 급유 호스를 받기 위해 사람 손이 뻗어 나와 있는데, ‘물음표’ 항공기는 이 급유실험을 위해 특별히 위쪽으로 문이 열리도록 개조되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특히 영국은 적 함선이나 잠수함이 있는지 정찰하는 초계용 비행정에게 공중급유를 해주어서 비행가능 거리/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연구하였다. 영국공군은 2차대전 막바지에 폭격기에 공중급유를 해주어 일본 본토를 공격하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었으나 일본이 먼저 항복해버림에 따라 실제로 쓸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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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앞서 ‘물음표’로 공중급유를 통한 장시간 비행에 도전하던 스파츠 중령은 어느덧 장군으로 진급했다. 그는 여전히 공중급유에 관심이 많았으며, 특히 폭격기에게 공중급유를 해주어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 스파츠 장군은 이미 영국이 개발한 공중급유 장치를 두 세트 사들여서 미 공군의 대형 폭격기인 B-29에 장착, 공중급유에 대해 연구하였다. 그는 몇 번의 실험과 급유장치의 개량을 거듭, 결국 '럭키 레이디2'라는 별명이 붙은 B-50 폭격기를 가지고 세계일주 기록을 세우기로 하였다. 1949년 럭키 레이디2는 B-29 폭격기를 개조한 공중급유기인 KB-29M(K는 급유기(Tanker)의 약자)의 도움으로 94시간만에 세계 일주를 하는데 성공함으로써 공중급유의 효용성을 입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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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에 비행하고 있는 항공기가 ‘럭키 레이디2'다. 이 항공기들은 루프드 호스(Looped hose)라는 방식으로 공중급유를 하고 있다. 공중급유기가 무게추가 달린 연료호스를 아래로 늘어트리며 비행하면서 급유를 받을 폭격기 위로 천천히 비행을 한다. 그러면 급유를 받을측은 뒤쪽으로 갈고리가 달린 줄을 늘어트리고 비행을 하며, 갈고리로 연료호스를 잡아챈 다음 항공기 안쪽으로 끌고 들어오는 식이다. 이 방법은 영국이 처음 고안하였으며 한동안 미국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급유를 할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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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29M이 뒤로 호스를 늘어트려서 B-29MR에 연료를 보급중이다(뒤의 B-29MR은 기체 밑부분을 검은색으로 칠해서 모양이 좀 달라 보이지만, 두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거의 같은 항공기다). 루프드 호스 방식에 비하면 좀 더 급유가 편해졌다.


이후 곧 발발한 한국전쟁 당시 몇 몇 항공기들이 공중급유를 받으며 미 본토에서 날아오거나, 북한지역 깊숙한 곳을 정찰하고 돌아오곤 했다. 최초로 전장에서 공중급유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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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북한 근처 상공에서 공중급유를 받고 있는 F-84. 흰색 연기는 연료탱크가 꽉 차서 연료탱크 뒤쪽의 밸브로 연료가 자동으로 넘치는 것이다. 지금은 하나의 연료주입구로 연료를 넣으면 전투기의 모든 연료탱크가 전부 차지만, 이 당시에는 각각의 연료탱크에 따로 연료를 넣어줘야 했다. 이 F-84의 날개 끝 연료탱크 끝에는 급유를 받을 수 있는 관이 설치되었다.

베트남전에서는 대부분의 항공기들이 공중급유에 필요한 장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작전지역에서 약간 떨어진 안전한 곳에서는 항상 몇 대의 공중급유기들이 대기하면서 연료가 부족한 항공기들에게 연료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각종 전장에서 공중급유기는 거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가 되었으며, 이것이 있고 없음에 따라 작전의 유연성과 전투기들의 행동반경이 크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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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시작 된지도 10년 지난 현재, 전 세계에는 다양한 공중급유기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급유시스템은 두 종류이다.

하나는 프로브 앤 드로그(Probe & Drogue)라는 방식이다. 프로브는 탐침이나 탐사봉 등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연료를 받을 수 있는 긴 관을 말한다. 드로그는 연료를 보내주기 위한 호스를 뒤로 길게 늘어뜨리기 위해 사용하는 배드민턴의 셔틀콕처럼 생긴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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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들이 드로그를 따로 떼어내서 점검하고 있다. 드로그는 배드민턴의 셔틀콕처럼 공기저항을 많이 받도록 설계되었는데, 실제로 그 형상은 셔틀콕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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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가 드로그가 달린 호스를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드로그는 유연한 호스 끝에 연결되어 있으며, 그 자신도 쉽게 접히게 되어 있다. 쓰지 않을 때는 급유기가 호스를 감아들여서 드로그까지 기체 안쪽으로 접어들이기 때문.

이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급유장치는 비교적 만들기 쉽고 간단하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공중급유에 많이 쓰이고 있다. 공중급유를 위하여 급유기는 일정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드로그가 달린 호스를 뒤로 길게 늘어뜨린다. 그러면 드로그는 공기저항 때문에 뒤로 밀려나게 되며, 이 밀려나는 힘 덕에 호스는 적당히 팽팽하게 뒤로 펼쳐진다. 이런 상태에서 연료를 받는 항공기는 공중급유기와(더 정확히는 드로그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날며 천천히 접근하여 자신의 프로브를 드로그에 정확히 꽂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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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끝에서 드로그가 달린 호스를 길게 늘어트린 KC-135 공중급유기. 미 해군 소속의 F/A-18 전투기가 함께 날고 있다.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구조가 간단하다는 점이다. 드로그가 달린 호스와 좀 큰 연료통만 있으면 공중급유기로서의 준비는 끝. 이제 급유기는 공중에서 호스를 펼쳐서 동료 항공기들에게 연료를 나눠준 다음, 임무가 끝나면 다시 호스를 감아 들이고 착륙하면 된다. 공중급유기 본인은 그저 일정한 속도로 날기만 하면 되므로 추가적으로 급유시스템을 관리할 승무원이나 복잡한 시스템도 필요 없다. 게다가 대형 항공기라면 호스 몇 개 추가하는 것은 일도 아니므로 날개 끝에 포드 형태로 드로그와 호스가 달린 시스템을 부착, 동시에 2대 이상의 항공기에 급유를 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호스는 어느 정도 유연하므로 측풍이 심하게 불어서 항공기가 흔들려도 호스가 도로 빠져버리거나 할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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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78 공중급유기가 Su-30MKI 전투기에게 연료를 나눠주고 있다. 드로그 달린 호스는 부피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대형 공중급유기라면 이런식으로 호스를 여러 개 늘어트린 다음, 동시에 2~3대의 전투기에게 연료를 공급해주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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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F/A-18 전투기가 공중급유 시스템을 사용, EA-6 프라울러 전자전기에게 연료를 나눠주고 있다. F/A-18은 총 4개의 외부연료탱크를 달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호스가 연결된 연료탱크를 달고 있다. 이 가운데의 연료탱크 앞에는 작은 프로펠러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이것은 급유 펌프를 돌리기 위한 풍력발전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소형 공중급유기’가 근처에 있던 ‘대형 공중급유기’에게 연료를 받은 다음 다시 항공모함 주변의 동료 항공기들에게 연료를 나눠주는 경우도 있다.

한편 뒤에 설명할 플라잉 붐 방식에 비하면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은 호스로 연료를 나눠주므로 연료 이송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일반적인 전투기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한 번에 많은 연료를 줘야 하는 대형 폭격기나 수송기에 급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좀 문제가 된다. 또한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은 연료를 주는 쪽은 별다른 시스템이 필요 없지만, 연료를 받는 쪽은 긴 프로브를 달고 다녀야 하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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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4 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기 위해 접근중이다. 잘 보면 조종석 왼쪽편에 작은 관이 튀어나와있다. 이것이 바로 평소에는 안쪽에 접혀있던 공중급유용 프로브다. 이렇게 평소 접히는 프로브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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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에서 이함중인 라팔M 전투기. F-14와 달리 공중급유용 프로브가 아예 외부에 고정형으로 달려 있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이 간단해지지만, 반대로 평소에 공기저항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임무상 필요 없을 때는 공기저항 감소를 위하여 떼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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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미 공군은 1940년대 말엽에 한창 영국에서 가져온 프로브 앤 드로그 형태의 공중급유 장비로 폭격기에다 공중급유를 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엄청난 양의 연료를 집어 먹는 폭격기에게 호스로 연료를 넣어주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미 공군은 곧 호스보다 한 번에 더 많은 연료를 보내줄 수 있는, 파이프를 이용한 공중급유 방법의 개발에 나섰다.

대형 폭격기는 아무래도 움직임이 둔하기 때문에, 급유용 관에다가 정확히 항공기의 수유구를 맞춘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파이프를 사용하는 급유기는, 연료 파이프를 단순히 아래로 내려줄 뿐만 아니라 미세하게 파이프를 움직여서 폭격기에 꽂아주는 형태로 발전하였다. 이를 위해서 파이프에는 작은 날개가 달렸는데, 연료관을 조작하는 요원이 조종간 등으로 움직이면 이 날개들이 움직여서 관을 앞뒤/좌우로 조금씩 움직여 준다. 이러한 방식을 나는 막대, 즉 플라잉 붐(Flying Boom)방식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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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35 공중급유기가 F-16 전투기에게 연료를 나눠주고 있다. 아래로 내린 긴 파이프가 바로 ‘플라잉 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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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폭격기가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플라잉 붐 방식의 공중급유기는 특히 이런 대형 항공기에게 연료를 나눠주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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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35 공중급유기가 KC-10 공중급유기에게 연료를 주고 있는 모습. 두 항공기의 크기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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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 중에 급유기쪽에서 전투기를 바라본 모습. 플라잉 붐에는 V자 모양의 날개가 있는데, 이 부분이 조금씩 움직여서 플라잉 붐을 움직여준다.

연료를 받는 항공기 입장에서는 플라잉 붐 방식이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에 비해서 좀 더 편하다. 공중급유기와 비슷한 속도로 날며 비행하면 나머지는 급유관을 조작해주는 요원이 알아서 급유관을 꽂아주기 때문이다. 물론 급유관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그리 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료를 받을 항공기는 여전히 꽤나 정밀하게 위치를 맞춰줘야 하며, 보통 급유관 조작요원이 무선과 불빛 신호 등으로 급유 받을 항공기가 정확한 위치에 오도록 유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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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0의 후방에 있는 급유관 제어실. 이처럼 급유관 조작 요원은 뒤쪽에 난 창으로 급유관의 위치와 항공기의 위치를 보아가며 급유관을 조작한다. 급유를 받는 항공기와는 무선이나 불빛으로 신호를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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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를 뒤에서 본 모습. 급유관 조작 요원의 모습이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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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송기가 어스름한 저녁에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급유관이 꽂히는 급유구 부근은, 이처럼 야간에도 조작요원이 잘 볼 수 있도록 불빛을 내도록 되어있다.

또한 급유를 받는 항공기 입장에서는 급유관이 꽂힐 구멍과, 평소에 비행시 이 부분을 덮을 덮개 정도만 있으면 되므로 프로브를 다는 것에 비해 필요한 장비가 더 간단하다. 게다가 프로브와 달리 급유 받는 조종사가 직접 급유관을 보아가며 위치를 맞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급유를 받는 구멍은 조종석 뒤쪽에 있어도 상관이 없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더 공간의 여유가 있는 동체 쪽을 활용하기 좋아진 셈이다(물론 일부 항공기는 플라잉 붐 방식으로 공중급유를 받음에도 조종석 앞쪽에 급유를 받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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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항공기의 조종석에서 공중급유기를 바라본 모습. 이처럼 급유를 받는쪽 입장에서는 급유관을 직접 보며 급유구에 꽂아 넣을 필요가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서로 위치를 맞춰야 하므로 급유관 조작요원은 계속 무선으로 급유 받을 항공기를 정확한 위치로 유도한다. 급유기 밑에 노란색 선은 급유 받을 항공기가 정확히 비행방향을 정렬하기 좋도록 그려진 것이며, 사진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급유기 배면에는 무선이 안될 경우에 대비하여 항공기를 유도하는 조명 시스템도 달려 있다.

단, 얻는 것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공중급유기 입장에서는 플라잉 붐 방식은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에 비해 굉장히 크고 복잡한 시스템이다. 먼저 급유관 자체가 꽤나 무겁기 때문에 소형항공기에는 달 수 없다. 그래서 보통 플라잉 붐을 사용하는 공중급유기는 대부분 대형 여객기나 수송기, 혹은 폭격기를 개조하여 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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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정비중인 급유관들. 크기도 큰데다가 무게도 제법 나가기 때문에 소형 항공기에는 달 수 없다.

또 플라잉 붐 방식의 급유기에는 급유관을 조작할 승무원이 1명 더 필요하며, 이 승무원이 급유관을 조작하기 위한 공간과 설비 역시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로 공중급유기 뒤쪽에 아예 창을 내어 급유관 조작요원이 직접 급유관을 보면서 조작했지만(특히 비교적 구식 공중급유기인 KC-135의 경우에는 동체 뒤쪽에 남는 공간이 좁아서 승무원이 엎드린 채로 급유관을 조작해야 했다),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플라잉 붐 방식의 공중급유기는 급유관 조작요원이 조종석 근처에 탑승하는 대신, 뒤쪽에 달린 카메라로 급유관을 보면서 이를 조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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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35의 급유관 조작 요원. 이렇게 좁은 공간에 엎드린 채로 조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작업하면 제법 피곤하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이 승무원의 부대마크는 앞서 언급한 ‘물음표’의 사진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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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막 나온 A330 MRTT. 이 항공기는 뒤쪽에 급유관 조작 요원을 위한 창이 없다. 바로 승무원이 카메라로 보며 급유관을 조작하기 때문.

그리고 플라잉 붐 방식이 연료공급 속도가 빠르다고는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대형 항공기가 연료를 받을 때의 이야기다. 대형 항공기가 플라잉 붐을 통해서 연료를 받을 때는 1분당 3톤 가까운 속도로 급유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형 전투기들은 플라잉 붐 방식을 사용한다고 해도 자체적인 연료시스템의 한계 때문에 보통 1분당 0.5톤에서 1톤 가량의 연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드로그를 통해 받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미 공군 전투기들의 경우에는 전부 플라잉 붐 방식으로만 공중급유를 받는데 이는 이미 플라잉 붐 방식의 급유기를 운용하고 있으므로, 굳이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급유 시스템을 또 운용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다만 미 공군 소속 공중급유기들은 미 해군/해병대를 위하여 드로그를 갖추고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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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관은 아래로 내려진 다음에는 급유파이프가 다시 더 뻗어 나온다. 이때 급유관 조작 요원이 파이프가 얼마나 뻗어 나왔는지 알기 쉽도록 급유 파이프에는 형형색색의 줄무늬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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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대형 공중급유기들은 이를 위해 새로운 항공기를 개발하기 보다는 이미 개발된 여객기, 수송기나 폭격기 같은 대형 항공기에 공중급유 시스템을 추가하는 형태로 개발된다.

이를테면 미 공군의 경우 보잉707 여객기를 개조한 KC-135 스트라토탱커(Stratotanker : 성층권 급유기)와 DC-10 여객기를 개조한 KC-10 익스텐더(Extender : 연장자(延長者))를 주력 급유기로 사용하고 있다. 영국과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에어버스의 A330 여객기를 개조한 A330MRTT(Muti-Role Tanker Transporter :다목적 공중급유 및 수송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미국으로부터 보잉767을 개조한 KC-767을 구매하여 얼마 전부터 운용하고 있다. 미 공군은 노후화된 KC-135등을 대체하기 위하여 KC-767과 A330MRTT을 놓고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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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중인 KC-135. 보잉 707 항공기에 급유시스템을 추가하는 형태로 개발된 항공기다. 사진속에서 KC-135의 급유관 뒤쪽에 매달린 것은 지상에서 장/탈착 하는, 드로그가 달린 어댑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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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0의 모습. DC-10 여객기를 기반으로 개발된 공중급유기로, KC-135에 비하면 덩치가 더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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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관을 내린채 비행중인 A330 MRTT.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날개 아래에 추가로 포드를 달아서 호스가 달린 드로그를 늘어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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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항공자위대 소속의 KC-767이 야간에 공중급유를 해주는 훈련을 하고 있다. 공중급유를 받고 있는 항공기는 일본 소속이 아닌 미 공군 소속의 F-15E 전투기다.


이런 대형 급유기들의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다. 기체 뒤쪽에는 연료를 내보내주는 플라잉 붐이 달려있으며 조작요원이 뒤를 바라보고 탑승하여 이 플라잉 붐을 조작한다. 다른 항공기에 주기 위한 대량의 연료는 동체 바닥 쪽에 저장된다(여객기였다면 여기는 승객용 화물칸으로 쓰이는 공간이다). 그리고 남는 공간, 즉 여객기였다면 객실로 쓰였을 공간은 화물칸이나 진짜 객실로 쓰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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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0의 내부 모습. 여객기라면 객실로 쓰였을 공간이다. 밑에는 화물을 담는 팔렛트를 옮길 수 있게 롤러가 달린 레일이 달려 있다.

이 때문에 대형 공중급유기들은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 않는 평상시에는 공중급유 임무 보다는 도리어 수송기로서의 임무에 더 많이 투입된다. 특히 해외에 많은 병력을 파병중인 미국의 경우에는 해외 각지의 기지에 다양한 물품을 전달해야 하므로 이런 장거리 대형 수송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일정 숫자의 KC-10, KC-135 같은 공중급유기들이 정기적으로 수송임무에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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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35에서 군인들이 줄줄이 내려오고 있는 장면. 이렇게 대형 공중급유기는 수송기로서도 많이 쓰인다.

90년대 초에 벌어진 걸프전 당시, KC-10과 KC-135 공중급유기는 미군이 운반한 전체 화물의 3%를 실어 날랐다. 3%라고 하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지만, 전쟁이 벌어진 7개월 동안 1만2천톤 가량의 병력 및 화물을 실어 나른 셈이다. 물론 급유임무는 급유임무대로 수행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급유기들이 실어나른 물자들에는 KC-10이나 KC-135 자신들이 해외 기지에 전개된 뒤에 쓸 각종 장비와 예비 부품들이 포함되었다. 이런 공중급유기의 수송능력은, 작전을 짜는 사람 입장에선 매우 요긴한 것이다. 특히 해외에 아군 부대를 급파할 때는 급유기에 급유기 자신이 필요한 장비들을 싣고 먼저 외국기지에 전개한 다음, 뒤이어 오기 시작하는 아군 수송기나 전투기들이 먼 거리를 날아서 올 수 있도록 공중급유를 해줄 수 있다. 대형 공중급유기인 A330MRTT도 괜히 MRTT라는 이름을 붙여서 자신의 수송능력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운용중인 대형 공중급유기는 대부분 플라잉 붐을 사용한다. 하지만 보통 이런 기종들은 드로그가 달린 호스를 함께 가지고 있는데, 호스와 드로그는 대형항공기 입장에서는 그렇게 크고 복잡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및 몇 몇 국가는 대형 수송기인 IL-76을 개조한 공중급유기인 IL-78을 사용하고 있는데, 다만 이들 국가는 플라잉 붐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IL-78은 드로그가 달린 호스만 3개를 달고 있다(1개는 동체에, 2개는 날개 밑의 포드에). 독일과 캐나다 역시 비슷한 이유로 플라잉 붐 없이 드로그와 호스만 달린 A310 MRTT을 운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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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0 공중급유기가 F/A-18 전투기에게 공중급유를 해주고 있다. 사진처럼 KC-10은 급유관 뿐만 아니라 드로그가 달린 호스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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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10을 뒤에서 본 모습. 평상시에는 이렇게 호스 및 드로그가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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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소속 공중급유기인 KC-135의 급유관 뒤쪽에 지상에서 장/탈착이 가능한 드로그가 달린 호스를 연결한 모습. 사진에서는 영국공군의 토네이도 전투기에게 연료를 공급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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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군 소속의 A310 MRTT. 대형 공중급유기이지만 플라잉 붐은 없으며 드로그 달린 호스만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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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 항공 소속의 보잉707 공중급유기. 꼬리날개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오메가 마크가 인상적이다. 이 오메가 항공은 민간 업체이지만 공중급유가 가능하도록 개조된 여객기로(단 전부 드로그 달린 호스 시스템만 사용) 미 해군이나 영국 군등과 계약을 맺고 비전투 지역에서 공중급유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 속에서는 미 해군 소속의 F/A-18에게 공중급유를 해주고 있다.

더 소형인 전투기나 공격기가 연료통을 잔뜩 짊어지고 동료기에게 호스와 드로그를 통해 연료를 주는 경우도 있다. 특히 같은 기종끼리 급유해주는 것을 버디-버디(buddy : 동료) 급유라고 부른다. 다만 이런 소형항공기를 이용한 공중급유는 줄 수 있는 연료량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보통 이런 소형의 ‘임시 공중급유기’들은 항공모함 착륙에 실패하여 연료를 거의 다 써버린 동료 항공기에게 연료를 건네주는 용도로 쓰인다. 물론 대형 공중급유기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항공모함에 이런 급유기를 실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미 해군 및 해병대의 경우에는 웬만하면 장거리 작전을 위한 공중급유는 저런 소형 급유기에 의존하지 않고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에게 연료를 얻어 쓴다. 심지어 ‘소형 급유기’들도 연료탑재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근처에 비행중인 ‘대형 급유기’에게 연료를 보급 받고서는 다시 항공모함 근처로 가서 급유임무를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드물지만 프로펠러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급유기도 있는데 C-130 수송기를 개조한 KC-130이 대표적인 예. 이런 프로펠러 방식의 공중급유기는 보통 전투기나 폭격기가 아니라 헬리콥터에게 연료를 나눠준다(전투기에게 못 나눠주는 것은 아니지만, 비행속도가 느려서 전투기 입장에서는 다른 공중급유기 보다 속도를 맞추기가 더 까다롭다). 헬리콥터는 머리 위에 로터가 돌아가고 있으므로 대각선 방향으로 내려오는 플라잉 붐 방식의 급유용 관에서 연료를 받기는 힘들고, 이 때문에 보통 프로브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프로브 방식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잘못하면 로터에 급유용 호스가 절단 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프로브가 헬리콥터 앞쪽으로 굉장히 길게 뻗어 나와 있다. 이렇게 공중급유 시스템이 있는 헬리콥터는 보통 적진 후방에서 비상탈출한 조종사의 구출 임무나 특수부대 침투와 같은 장거리 임무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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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에게 연료를 공급해주고 있는 KC-130. KC-130이 플랩을 내린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공중급유기 입장에서는 속도를 굉장히 낮추고 비행하고 있으나, 헬리콥터 입장에서는 고도와 속도를 꽤나 높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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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는 겉보기에는 일반 여객기/화물기와 별로 다를 바도 없어 보이고, 뭔가 화려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는 별로 인기도 없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군의 작전 차원에서 공중급유기는 굉장한 전력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군이 적정수의 공중급유기를 운용하면 그 군 소속의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더 멀리, 혹은 더 오랫동안 작전에 임할 수 있다(사실 현대의 전투기들은 이론상 조종사의 피로도와 엔진오일 문제만 아니라면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무한정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 즉 원래는 연료탑재량이 많은 대형전투기가 맡던 장거리/장시간 임무를 소형전투기들이 대신 맡아줄 수 있으며, 대형 전투기들은 대신 다른 더 어렵고 까다로운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대형 전투기는 대부분 연료탑재량만 많은 것이 아니라 각종 장비도 더 많이 탑재하게 되므로 소형 전투기들보다 더 어려운 임무에 투입하기 좋다). 물론 대형전투기 그 자신도 종전에는 도달 할 수 없던 먼 거리의 표적을 공격하거나, 혹은 원래 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공중에 머물며 작전을 벌일 수 있다. 일례로 걸프전이나 이라크전 당시, 연합군 전투기들은 주둔 기지와 작전지역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일부 단거리 임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임무를 수행 할 때 꼭 공중급유를 받았다. 바꿔 말하면 만약 공중급유기가 없었다면 연합군의 작전가능 지역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며, 연합군 지상군은 공군의 협조하에 효율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하여 더 힘든 싸움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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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로부터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 B-2 스텔스 폭격기. 이 폭격기는 유지하는데 특수한 장비가 필요해서 해외에 전개하지 않고 미 본토에서 이륙한 다음 목표물을 향한다. 아무리 대형 폭격기여도 지구 반대편의 이라크 같은 곳을 향하려면 여러번 공중급유를 받아야 한다. 만약 공중급유기가 없었다면 미군은 이라크전 당시 중동지역에 B-2를 주둔시키기 위하여 진땀을 빼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전력자원이기 때문에 공중급유기는 적군의 입장에서는 공격목표 1순위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인 Su-27의 주요임무중 하나가 적의 공중급유기나 조기경보기 같이 적 공군의 전투력을 크게 향상시켜주는 항공기를 요격하는 것이었을까. 물론 공중급유기는 안전한 후방에 머물면서 다른 동료 항공기들에게 연료를 나눠주므로 공격하기 쉽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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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주유소가 습격당해도 큰일이지만, 하늘의 주유소인 공중급유기가 습격당하면 공군 입장에선 막대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그만큼 현대전에 있어서 공중급유기의 위상은 중요하다.

공중급유기는 전투기들의 작전시간과 작전반경을 늘려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화력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본래 먼 거리를 날아갔다가 귀환하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외부에 보조연료탱크를 달아야 한다. 이 보조연료탱크는 제법 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를테면 F-16전투기가 날개에 탑재하는 370갤런(1400리터)들이 보조연료탱크에 연료를 가득 채우면 이것 하나의 무게만 해도 1.3톤에 달하는데, 이는 대형폭탄인 Mk.84의 1.5배에 달하는 무게다. 즉 전투기는 이 외부연료탱크를 달기 위해서 그 만큼의 폭탄을 탑재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무거워서 이륙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중급유기를 활용하면 외부연료탱크 대신 그 자리에 무거운 무장을 달고 출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이륙한 다음 적진 근처에서 공중에서 연료를 재보급 받고, 임무를 수행한 다음 귀환하는 식으로 하여 외부연료탱크의 필요성을 줄이는 것이다.

항공모함에서 운용되는 전투기들의 경우에는 발진시 무게제한이 더 심하다. 이 때문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연료통을 달지 않고 이륙한 다음 공중급유기로부터 연료를 보급 받거나, 혹은 도저히 이 방법으로는 목표물에 도달 할 수 없을 경우 일단 빈 연료통을 달고 발진한 다음 공중에서 연료통에까지 연료를 가득채운 뒤 먼 거리의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식으로 작전을 수행한다. 어쨌거나 평상시에는 이륙제한 무게 때문에 달 수 없던 다량의 폭탄을 공중급유기 덕에 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공중급유기는 군을 해외에 전개하는 경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대형 공중급유기는 그 자신이 수송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먼저 필요한 장비를 가지고 해외기지에 전개한 뒤, 후속해서 오는 동료기들에게 연료를 나눠줘서 중간에 연료재보급을 위하여 뜨고 내릴 필요 없이 곧바로 해외 전개 기지로 이들이 올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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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가 등장한 이후, 굵직한 전쟁터 한 켠에서는 공중급유기가 계속 상공을 맴돌며 동료 전투기들에게 연료를 보급해 주었다. 베트남전에서는 공중급유기를 통하여 전투기들의 행동반경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조종사들은 전투중에 피격되어 연료가 새는 등의 손상을 입은 전투기들을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안전하게 기지로 몰고 가거나, 최소한 아군지역으로 돌아온 뒤 안전하게 비상탈출 할 수 있었다.

영국은 본토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포클랜드에서 아르헨티나군과 싸울 때 본토에서 폭격기를 출격시켰으며, 이들 폭격기들은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아르헨티나 군사시설을 폭격할 수 있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 공군은 공중급유기는 있었으나 이들의 주력 전투기인 미라지 3가 공중급유 시스템이 없었다. 이 때문에 미라지3는 아군 공격기들이 포클랜드 근처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 함대에 다다를 때 까지 제대로 호위해주지 못하고 연료가 부족해서 되돌아가곤 했다. 그 결과 영국군의 해리어 전투기들은 호위 전투기가 없어진 아르헨티나군의 공격기 부대를 손쉽게 요격할 수 있었고, 아르헨티나군 입장에서는 영국군 함대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렇게 공군의 전력을 크게 향상시켜줄 수 있는 공중급유기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적지 않다. 군사 강국인 미국이나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영국, 중국, 일본,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UAE,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이스라엘, 싱가폴, 캐나다, 스페인 등의 나라도 공중급유기를 운용중이다. 특히 이 나라들은 사막이나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혹은 자국의 영토 자체가 넓기 때문에 공군의 행동반경이 넓어야만 하는 나라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삼면이 바다이기에 공군이 작전을 해야 하는 범위가 넓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공중급유기의 도입을 검토하였으나 제반사정이 허락하지 않다 보니 아직까지도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우리 공군도 빠른 시일 내에 공중급유기를 도입, 전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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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소속의 KC-135로부터 급유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F-15K. F-15K는 미 본토에서 우리나라까지 공중급유를 받으며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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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필자가 인터넷 게시판을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나라 공군의 전투기들은 공중급유 시스템을 시멘트로 막아버렸다.’라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루머가 퍼진 것을 보았다. 최근에는 공중급유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해서 이런 잘못된 루머가 보이지 않지만, 혹시나 잘못 알고 있는 독자가 계실지도 모르니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우리 공군이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투기는 F-4, F-5, F-15, F-16 시리즈다. 이중 F-5 전투기만 공중급유 시스템이 없으며, 나머지 전투기들은 전부 플라잉 붐을 이용하여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다. F-4의 경우에는 일정 수량은 아예 미 공군이 운용하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며(당연히 미 공군이 쓰던 공중급유 시스템도 그대로 남아있다) F-15, F-16중 미국에서 제작된 전투기들의 경우에는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우리나라로 날아왔다. 즉 원래부터 공중급유시스템이 없던 F-5 전투기를 제외하면, 우리 공군의 전투기들은 전부 공중급유 시스템이 있으며 일부러 없앤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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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의 KF-16은 대부분 국내에서 면허생산 하였으나 초기 생산분은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에서 직접 제작하였다. 이렇게 미국에서 생산된 KF-16은 사진처럼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다.

다만 우리 공군이 현재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보니, 공중급유 훈련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공중급유는 급유기와 동일한 속도, 고도, 방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다. 그렇기에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여건상으로는 급유시스템이 있어도 전시에 당장 동맹군으로부터 공중 급유를 받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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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는 급유를 받는 전투기 조종사 입장에서는 여간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 아니다. 공중급유기와 같은 속도인 500km/h가 넘는 속도로 비행하면서도 1m만 위치가 어긋나도 공중급유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종사의 경우에는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지만, 무인 항공기는 이야기가 다르다. 일견 무인 전투기는 컴퓨터로 움직이므로 사람보다 정확히 움직일 것 같지만, 사람과 같은 융통성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복잡한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경우에는 철저히 무인기가 ‘알아서’ 급유를 받아야 하므로 이 방식으로 무인기가 자동급유를 받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꽤나 어렵다. 현재 NASA를 비롯하여 몇 군데에서 이런 자동급유 시스템을 연구중인데 만약 실용화 된다면 일반적인 전투기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 조종사 입장에서는 더 손쉽게 공중급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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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F/A-18 1대가 KC-10에게 공중급유를 받던 도중 급유봉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캐노피가 깨져버렸지만 다행히 사진처럼 조종사는 전투기와 함께 귀환할 수 있었다. 이렇게 공중급유는 위험하고도 까다로운 일이다. 자동 공중급유 시스템이 실제로 개발되면 이런 사고는 더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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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항공기에게 자동으로 공중급유를 해주는 것을 묘사한 CG. 조만간 이런 CG가 실제로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 이승진

어려서 부터 항공기에 관심을 가지다가 96년 서울 에어쇼를 보고 전투기에 푹 빠졌다.
그 뒤로 항공우주공학과로 대학에 들어갔으며 군 복무를 위해 공군 기체정비병으로 근무하였다.
전역 후 남은 학부과정 및 석사 과정을 거치고 현재는 방위산업 관련 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스타워즈를 배경으로 한 게임 , X-WING을 즐겨서 xwing이라는 아이디로 블로그 활동 중이다.

http://blog.naver.com/p4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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