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2차대전 에이스(5) Air Combat Stories




 이제 전투가 시작된 지 20~30초가 지났다. 공중전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게 일어난다. 옆에서 보면, 그보다 위에서 보면 우리의 전투는 단지 몇 분 동안 진행된다. 그러나 우리 전투기 조종사의 입장에서는 가끔 영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아직 적의 첫 번째 분대 외에는 공격받지 않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표적을 제공할 109를 찾았다. 저번 달까지 나는 4대의 적기를 격추했다. 이제 한 기만 더 격추하면 전투기 에이스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얻을 수 있다. 약간 위에 두 대의 Me.109F가 있었다. 사격에 맞은 스핏파이어나 블렌하임이 낙오되거나 귀환하려 할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급강하해서 손쉬운 사냥감을 끝낼 것이다.
 나는 독일기 뒤로 빠르게 상승해서 그 두 기보다 높이 올라갔다. 지금은 1,500 피트 정도 더 높고 태양을 등지고 있다. 나는 엔진을 최대로 가동하고 가장 뒤쪽에 있는 적기를 향해 급강하했다. 독일 편대장은 내가 접근하는 것을 보고 황급히 하프 롤을 실시했다. 반전된 기체는 급강하로 내게서 멀어졌다. 내가 표적으로 고른 두 번째 109는 왼쪽으로 상승 선회했다. 거리는 150 야드까지 좁혀졌다. 나는 독일기를 건사이트에 정렬하고 사격 단추를 눌렀다. 8정의 기관총이 내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고 기체가 떨렸다. 연소된 화약의 메케한 냄새가 칵핏을 채우며 내 코를 자극했다. 나는 이 냄새를 좋아한다. 이걸 맡으면 등골이 곧아지고 근육이 팽팽해지며 피가 끓는 기분이 든다. 두피가 따끔거리며 나는 웃고 싶어진다.
 내 기관총에서 나온 회백색의 연기가 메서슈미트의 꼬리 날개에 모이는 것이 보였다. 드윌드 폭발성 총탄의 충격으로 러더와 엘리베이터가 떨어져 나갔다. 적기의 동체에서 파편이 흩날렸다. 거리는 이제 50 야드로 줄었다. 엔진 오일이 흘러 나와 검은 액체가 내 방풍창에 튀었다. 갈색의 진한 연기가 내게 흘러왔다. 적기는 격추됐다. Splash one, 이것으로 나는 5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나는 발사 단추에서 손가락을 떼고 급상승하며 선회를 실시했다. 독일기가 프랑스의 평야로 떨어지는 동안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가며 선회했다. 그 기체는 격렬하게 불타고 있었지만 길게 꼬리를 끌지는 않았다. 용접기에서 나오는 청백색 불꽃처럼 보였다. 독일 조종사가 별다른 회피 기종을 하지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다. 아마 신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것도 격추로 쳐준다.
 내 비행대대의 기체들은 지금 11,000 피트나 12,000 피트에서 싸우고 있다. 나는 그보다 2,000 피트 높이 있었다. 건물과 굴뚝들이 보였다. 블렌하임의 표적인 철강소였다. 그것은 저 아래 릴의 끝자락에 있었다. 이제 폭탄의 줄기가 떨어진다. 표적에서 일어나는 폭발로 충격파가 발생했고 내 눈으로도 볼 수 있었다. 9대의 블렌하임은 아직 하나도 격추되지 않았다. 근접 호위를 맡은 전투기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제 무사히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내 위치에서 보기에 아래의 전투는 수많은 도그파이트로 쪼개지고 있었다. 우리 스핏파이어들은 이런 싸움에서 상당한 양의 연료를 소모한다. 탱크에 남은 연료로 영국에 돌아갈 수는 있지만 더 이상 적지에 남아서 싸울 수는 없다. 10분 정도면 바닥날 것이다.
 내 왼쪽 날개가 갑자기 흔들리더니 기체가 오른쪽으로 밀렸다. 금속 표면에 길게 찢긴 자국이 여려 개 생겼고 날개 끝에는 구멍이 뚫렸다.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나를 공격한 적기는 약간 더 높은 고도에 있었고 좌후방에서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내가 공격했던 적기의 편대장인 듯하다.
 나의 죽음과 삶 사이에는 3초밖에 없다. 작은 불의 공처럼 밝게 빛나는 독일기의 예광탄이 내 칵핏 앞으로 날아왔다. 나는 스로틀을 뒤로 당기면서 프로펠러의 피치는 최저로 내리고 플랩을 내렸다. 내 기체는 적기의 건사이트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지금 너무 가까워졌다. 나는 프로펠러 피치를 바꾸고 플랩을 내림으로써 속도를 크게 줄였다. 다행히 플랩은 터지지 않았다. 적기는 나를 오버슛했고 내 앞으로 10 피트 정도 미끄러졌다.
 109F의 청백색 배면이 방풍창을 가득 메웠다. 나는 심지어 동체 하면의 기름 자국이나 리벳까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위에는 검은 십자 표지와 부대 표시가 있었고 칵핏 옆면에는 붉은 수탉이 그려져 있었다. 독일 조종사는 나를 똑바로 내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자신이 저지른 실책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다. (잘 가 천국에!)
 나는 사격했다. 놓칠 수가 없다. 내 기관총은 3~4초 이상 진동했다. 총알이 독일기의 배면을 때리는 것이 보였다. 파편이 109에서 흘러 나왔다. 그리고 엔진 뒤에서 회색 연기가 새어 나오더니 기체 전체가 갑자기 하얀 불꽃에 삼켜졌다. 적기는 천천히 뒤집힌 후 고속으로 강하하기 시작했다. 꼬리 날개부가 떨어져 나왔다. 멀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그의 마지막이었다. Splash two! 내 얼굴은 긴장때문에 식은 땀으로 덮였다. 산소 마스크 속에서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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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전투비행단 9비행대대의 엠블럼. 저자는 이 그림을 수탉으로 혼동한 듯하다.]

 


 다른 109 한 대가 나보다 500 피트 아래에서 날고 있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내 진로와 교차했다. 나는 그 기체가 귀환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를 알아채고 격렬한 회피 기동을 시작했다. 나는 적기의 꼬리를 향해 급강하했다. 75 야드까지 접근하자 그는 갑자기 기수를 쳐들고 급상승했다. 나는 동체의 상면에 짧은 점사를 가했다. 적기는 즉시 오른쪽으로 선회해서 내 건사이트를 똑바로 가로질렀다. 두 기체는 30 야드도 떨어져있지 않았다. 나는 다시 사격했고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그때 Me.109 네 대가 나를 요격하러 상승하는 것이 반사경에 보였다. 이런 건 너무 빡세다. 나는 스로틀을 밀어붙이며 조종간을 힘껏 뒤로 당겼다. 내 기체는 그들보다 높이 올라갔다. 빠르게 지나가는 내 스핏파이어를 향해 가장 가까이 있던 기체가 사격했다. 다행히도 그의 편차 사격은 좋지 않았다. 20mm 포탄과 기관총알은 앞과 뒤로 빗나갔다.
 나는 스핏을 뒤집고 조종간을 당겼다. 반전된 지평선이 눈에 들어왔다. 폭발 소리와 우박이 기체를 때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왼쪽 날개가 또 사격에 맞았다. 기체 표면이 찢기면서 파편이 튀고 구멍이 뚫렿다. 불덩이가 칵핏으로 뚫고 들어와 계기판을 때렸다. 내 오른발이 큰 충격을 받고 러더 패달에서 튕겨나갔다. 그리고 감각이 없어졌다. 오른 쪽 다리에 예리한 타격을 두 번 맞았다. 나는 머리를 앞으로 부딪혔고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그리고 부드럽고 깊은 어둠이 찾아왔다. 깨진 유리와 금속 조각이 칵핏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공포가 나를 엄습했다. 마침내 그 순간이 내게 찾아오고 있다. 이 전쟁에서 절대 죽지 않으려 했던 내게. 전쟁이 끝난 뒤 할 것들이 수도 없이 많은 내게. 수많은 기체가 격추되는 것을 봐왔지만 항상 자신에게 말했다, "나는 저렇게 안 될 거야. 나는 살아남을 거야." 나는 격추되어 죽고 있다.
 목과 뒤통수에 끔찍한 통증이 생겼다. 팔과 다리가 그저 공중에 떠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약간의 무게는 느껴졌다. 조종간을 잡은 손이 굳어졌다. 나는 놓고 싶었지만 손가락을 풀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러나 저러나 상관도 없었다. 몇 초만 있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 격렬한 충돌 뒤 폭발이 일어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충격으로 내 뼈와 살은 산산조각 날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 내가 일생 동안 사랑했던 사람들이 마음의 눈에 어른거렸다. 그들은 나를 향해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내 귀에 익숙한 부드럽고 애정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나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최후의 순간 동안 나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머리가 흔들리며 캐노피의 벽면에 부딪혔다. 그 충격이 내 시각을 자극했다. 내 눈을 덮고 있던 깊은 어둠이 차츰 밝아졌다. 희미하게 계기판이 보였다. 깨지고 부서져있다.
 나는 머리를 들고 방풍창을 내다봤다. 빙글빙글 도는 대지가 위로 치솟으며 나를 덮치고 있었다. 조종간에 놓인 두 손이 갑자기 뒤로 당겨지는 것이 느껴졌다. 스핏파이어의 기수는 서서히 들어올려졌다. 지면의 회전이 멈췄고 하늘과 땅은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지평선이 다시 나타났다. 나는 살아있다! 속으로 말하며 소리없이 웃었다. 나는 아직 살아있다.
 몸에 다시 힘이 생겼다. 심장 박동은 급격히 증가했다. 피부는 차갑고 축축했다. 그래도 여전히 쉴새없이 땀이 흘러나왔고 나는 떨고 있었다. 죽음과의 짧은 만남은 끝났다.
 나는 다시 1,200 피트에서 수평 비행 중이다. 후상방을 살피며 나를 공격하는 적기를 찾았다. 아무것도 없다. 적지 상공에 홀로 남겨졌다. 위치는 앙블레퇴즈의 작은 마을 근처였고 프랑스 해안까지는 5 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나는 스핏파이어의 기수를 영국으로 돌려놓고 기체와 나 자신의 손상을 점검했다.
 왼쪽 날개에는 큰 구멍과 찢긴 자국이 여럿 있었다. 그래도 에일러런은 제대로 작동하는 듯 했다. 칵핏의 왼쪽 벽에서 빛이 흘러들었다. 계기판에 맞은 20mm 포탄이 관통한 흔적일 것이다. 깨진 계기의 유리 조각과 뒤틀린 금속 파편이 칵핏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오른쪽 비행화를 내려다 봤다. 발가락 부분이 날아간 채 피로 뒤덮여 있었다. 오른쪽 러더 패달에도 피가 튀었고 구부러져 있었다. 오른쪽 바지 가랑이는 무릎 아래가 흠뻑 젖은 채 바닥에 피를 뚝뚝 떨구고 있었다. 머리와 목이 끔찍하게 아팠지만 더이상 상처를 확인하는 것이 두려웠다. 머리카락에 축축한 것이 눌러 붙어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가죽 비행 헬멧 아래에서 흘러나와 목과 뺨까지 스며들었다. 나는 산소를 최대로 틀고 심호흡했다. 여기서 의식을 잃을 순 없다.
 내 앞에서는 영국 해협의 물이 반짝였다. 내 스핏파이어의 엔진은 쿨럭거리고 있었다. 내게는 귀환할 연료가 충분했다. 나는 조금씩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더이상의 적기가 없는 지 확인했다. 해협을 횡단하는 비행은 끝이 없는 듯 했다. 드디어 저 멀리 도버의 하얀 절벽이 나를 맞이했다. 엔진의 출력은 줄어들고 있었고 이제 800 피트까지 떨어졌다. 나는 무전기를 켜고 "May Day"를 외쳤다. 1분도 안돼서 스핏파이어 두 대가 날아와 합류했다. 편대장은 날개를 흔들어서 내게 따라오라고 지시했다. 다른 한 기는 내 뒤에서 후방을 엄호했다.
 호위기들은 나를 이끌고 해안의 절벽을 가로질렀다. 포크스톤의 마을 근처 호킨지에 작은 풀밭 비행장이 있었다. 나는 연료 혼합비를 농후로 전환하고 프로펠러 피치를 내렸다. 랜딩 기어를 "down" 위치로 설정하고 최종 진입을 시작하자 플랩을 내렸다. 호위하는 스핏파이어 중 한 대가 랜딩 기어가 내려왔다는 신호를 보냈다. 내 칵핏에는 표시등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부서졌다. 나는 비행장의 잔디 표면이 날개를 향해 솟아 올라올 때까지 호위기를 따라 하강률과 속도를 조절했다. 서서히 스로틀을 닫았을 때 약간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바퀴는 녹색 표면 위에서 부드럽게 구르고 있었다.
 귀환했다! 살았다! 지난 한 시간 동안 나를 감쌌던 극도의 긴장이 풀리면서 안도감이 밀려왔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지의 가장자리에 구급차가 대기중인 것이 보였다. 나는 그쪽으로 택시한다음 기체의 엔진을 껐다. 의무병은 급유차와 분산소 주위에 주기된 다른 전투기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내게 재급유와 재무장을 받으려면 거기서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내가 다쳤으니 비행기에서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 그는 내 얼굴과 헬멧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칵핏안에 널린 핏자국과 토사물을 보더니 재빨리 뛰어갔다.
 이제 의무 장교가 와서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칵핏에서 끌어내려 졌고 1분 후 내 스핏파이어의 날개 아래 풀밭에 누워 있었다. 내 손가락이 차갑고 바삭한 풀잎에 닿았다. 다시 지상으로 돌아와서 기뻤다. 누군가 내 입에 담배를 물리고 불을 붙였다.
 바지 가랑이를 찢는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 허벅지에는 기관총알이 두 발 박혔다. 비행화도 잘라냈다. 오른발 앞부분은 20mm 포탄에 날려갔다. 의무병들은 조심스럽게 가죽 헬멧을 재거했다. 단지 뒤통수의 총탄 자국을 따라 구기니 헬멧이 벗겨졌다. 겁나게 운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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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저자가 탑승햇던 XR-D. 호킨지 비행장에 착륙 후 촬영된 사진이다.]

 


 공군 의무병 두 명이 나를 들것에 싣고 대기 중인 구급차로 옮겼다. 군의관은 내 팔에 주사를 놓고 포크스톤의 로열 빅토리아 병원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XR-D와는 한동안 만날 수 없게 된다. 너는 좋은 비행기였어. 수리되면 다시 둘이서 날자.
 구급차가 시동을 거는 동안 정보 장교가 뛰어 들어와서 반대편 들것에 앉았다. 그는 내가 배치된 기지와 비행대대 번호를 물었다. 그는 내 부대에 연락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간략하게 구두로 전투 보고를 했고 그는 작은 공책에 받아 적었다. 나는 오늘 할 일을 끝냈다. 이제 그가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그는 분명 제11전대와 전투기 사령부 본부에 통보했을 것이다. 1941년 8월 27일 오늘 우리는 싸웠고 적기를 격추했다. 그리고 우리의 기체와 승무원 대부분은 어떤 방법으로든 전투 작전에서 살아남아 무사히 귀환했다.
 내 팔에 놓은 주사가 약효를 내기 시작했고 나, 에이스는 잠들었다.





 출처: Dunn, William R, Fighter Pilot : the First American Ace of World War II, 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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