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전선의 라이트닝 (2) Air Combat Stories



 이번에 우리 비행대대는 홀란디아를 폭격하는 B-24들을 호위하고 있었다. 그곳은 웨와크 북쪽 뉴 기니 해안에 있는 일본군의 또 다른 대규모 기지였다. 우리는 표적에 도달하기 약 1시간전 제90 폭격 전대 소속 리버레이터들과 랑데뷰 포인트에서 합류했다. 나는 그때 B-24를 처음으로 호위해 봐서 항상 기억하고 있다. 그 비행기는 땅에 있을 땐 미운 오리 새끼였지만 하늘에선 길고 가는 날개가 우아한 인상을 줬다. 그리고 꼬리 날개에 그려진 전대 마크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두개의 수직 안정판에 크고 하얀 해골과 교차된 뼈다귀가 그려져 있었다. 그들은 자신을 졸리 라저스(Jolly Rogers)로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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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0 폭격 전대 소속 B-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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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에는 해골과 뼈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사진에는 폭탄으로 그려져 있다.]


 우리 비행대대의 네 편대는 각기 다른 고도로 비행하며 폭격기들 위에서 느슨한 S자형으로 선회하고 있었다. 이렇게 폭격기들을 보호하며 동시에 전투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가 표적에 도달하자 두껍고 검은 구름 속에 대공포가 작열했다. 우리는 포화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넓게 퍼지며 한편으론 적기의 출현을 경계했다. 폭격기가 공격받지 않는 한 우리가 같이 대공 포화 속으로 날아 갈 필요가 없었다. 이 시점에서 제로는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는 폭격기들의 임무를 구경했다. 용감하게 탄막 속을 똑바로 날아가 표적에 폭탄을 떨구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실제로 해냈고 보기 좋게 표적을 발라냈다.
 "잘했어, 졸리 라저스, 귀환하자," 폭격기 편대장 중 한명의 교신을 듣고 나는 안도했다. 나는 비좁은 칵핏에서 최대한 발을 뻗으며 먼 거리를 날아 귀환할 준비를 했다. 나는 담배가 피고 싶었다. 이 경우 절실히도 피고 싶었지만 내 편대는 고공 엄호였고 산소 마스크를 써야 하는 고도에 있었다. 분대장이 산소 마스크를 벗고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나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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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38L의 계기판]


 내가 불을 붙이기도 전에 누군가 소리쳤다, "Bogey! Bogey! 폭격기 뒤에!"
 그 말에 모두 뒤통수를 맞았다. 대게 제로는 공습 후가 아닌 전에 공격한다.
 "Captive 편대! Captive 편대! 졸리들 위에서 탱크 투하하지 마!" 우리의 비행대대장인 제럴드 존슨 대위가 외쳤다. (Captive 는 제9 비행대대의 호출 부호였다.)
 "3시 방향 위! 3시 방향 위!"
 "저기 봐! 9시 방향에 또 있어!"
 "Red three! Red three, 뒤에 하나 붙었다!"
 "대형 좁혀 졸리 라저스! 대형 좁혀!"
 "제길 사방에 깔렸어!"
 내 편대는 우연히 폭격기들에서 옆으로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신속히 탱크를 투하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일제 사격 단추를 누르기 전에 연료 선택 밸브 전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분대장이 급격한 뱅크를 실시할 때 나는 오른쪽에 있었고 우리는 공격중인 제로 2기를 추격했다. 그들은 폭격기중 한대에 사격을 가한 후 더 이상 교전하지 않고 강하하며 선회했다.
 "Captive green four, 오른쪽을 맡아," 제로 편대와의 거리가 좁혀 지자 분대장이 지시했다. 그들은 약 50 야드 떨어진 느슨한 대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Roger wilco," 나는 응답했다. 내게 할당된 제로는 건 사이트를 채우고 있었다. 손가락을 발사 단추에 올리며 나는 갑자기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이번엔 잡는다. 급격히 선회하든 뭐든 이번엔 안넘어 간다. 그는 내 시야에 있었고 나는 피할 수 없을 때까진 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격추!
 그는 제로를 뒤집고 스필릿-S를 실시했다.(배면 비행 상태에서 급강하) 너무 빨라서 나는 쏘지도 못했다. 한순간 그는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사라졌다. 그것은 나를 분노케 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라이트닝을 뒤집고 적기를 따라 스플릿-S를 실시했다.  그는 200 야드 앞에서 직선으로 강하 중이었지만 나는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내가 발사 단추를 누르려는 찰나 그는 급강하에서 벗어나 상승했다. 그는 너무 빨리 지나 가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었다.
 대부분의 도그파이트와 마찬가지로 이것은 단 몇 분 동안 진행되었다. 내가 급강하에서 벗어나 폭격기를 엄호하고 있던 비행대대로 복귀했을 때 전투는 이미 끝나 있었다.
 귀환하는 동안 누가 뭘 격추하고 누가 뭘 봤는지에 대한 교신이 이어 졌다. 우리의 폭격기와 전투기 중 손실은 없는 듯 보였다. 폭격기의 기총 사수들은 한 기를 전투기들은  두 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 중 하나는 내 분대장의 몫이었다. "난 한 대 잡았어, 너도 잡았어, green four?" 그는 내가 대형에 합류했을 때 물었다.
 "못 잡았습니다," 나는 분하게 대답했다.
 "그래도 그놈은 똥줄 빠지게 겁났을 거야, 안그래 커크?" 누군가 끼어들었다.
 나는 그저 P-38의 칵핏에 앉은 채 썩소를 지을 뿐이었다. "아냐, 겁도 못줬어," 나는 인정했다.
 Captive 편대의 무전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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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38의 무장. 중앙에 20mm 기관포가 있고 주위에 12.7mm(0.5 인치) 기관총 4정이 배치되어 있다.]


 나와 같은 텐트를 쓰는 랄프 원드리는 그날 밤 아껴 두었던 스코틀랜드 위스키의 뚜껑을 땄다. 나머지 한 기는 그가 격추했고 이로써 그의 확증 격추는 5기에 도달하여 에이스 가 됐다. 나는 술을 즐기지 않았지만 그 날은 좀 마셨다.
 내 문제는 내가 좌절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약간 실수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제로가 공중전에서 만만찮은 적수임을 알고 있었고 내 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을 것이었다. 수통으로 위스키와 빗물을 두 컵 마신 후 나는 랄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물어 봤다.
 "오, 넌 아주 잘하고 있어, 커크," 그는 점잔빼며 말했다. 그 역시 위스키와 빗물을 여러 잔 마셨다. "단지 이것만 알아 둬. 제로는 작고 우수한 전투기이야. 걔네들 방식대로 휘둘리면 맨날 쪽발이한테 후장 따이게 되..." 그는 위스키를 좀 더 마셨다.
 "그리고 너희 신입들도 들어 두는 게 좋을 거야," 그는 텐트 반대편 보충된 조종사들을 보며 덧붙였다. 그들은 눈을 크게 뜨고 경청했다. "우리는 속도도 더 빠르고 화력도 더 세. 그래도 도그파이트에 말려들지 마. 후방에 따라 붙어서 쏴버려. 그래서 빗나가면 때려 치고 다음 기회를 노려. 이것만 기억하면 아무 탈 없어. 안그럼 너네들은 끝장이야. 조그만 미국 국기가 되서 제로의 칵핏 옆에 붙는 거지. 알았어?"
 우리 셋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일본 조종사들은 어떤 방법으로도 비행기에 격추 기록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쯤에 다른 조종사 두 명이 왔다. 그들도 위스키와 빗물을 두 잔씩 마셨고-정글에는 빗물이 엄청 많았다-우리는 비행대대가를 한토막 불렀다... 라기 보다 짖었다:




   오, 나는 윙을 원했지. 그 망할 것을 얻기 전엔
   그리고 지금 더 이상 안원해
   오, 그들은 내게 비행을 가르치고 여기 죽으라고 보냈네.
   전쟁은 실컷 봤어
   영웅들을 위해 제로를 남겨줄 수 있지
   수훈십자훈장은 손실을 대신 못하지
   오, 나는 윙을 원했지. 그 망할 것을 얻기 전엔
   그리고 지금 더 이상 안원해




 그것은 자조적인 노래였으며 합창하기 좋았다. 그러나 실제 그런 의미로 부른 건 아니었다. 다음날 아침 그 조종사들은 딴생각 없이 제로를 맞으러 출격했다.

 (계속)


  출처 : Kirkland, Richard C., Tales of a War Pilot , 11-14

 


       역 자 주 - 교신 용어의 경우 우리 공군에서도 영어를 그대로 쓰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호출 부호의 경우 일종의 고유 명사이긴 하나 역시 교신에 사용 되기 때문에 일관성 유지를 위해 원문대로 남겨 뒀습니다. 기타 인명 지명 단체명은 한글로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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