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후기

Yuri 2008.05.20 21:12 조회 수 : 14043

 지난 토요일인 5/17 오전에 거의 10년만에 비행했습니다. 그동안 가끔씩 빌게이츠가 제공한 시뮬레이터에 의존하여 15인치 모니터 보며 가상비행을 하곤 했는데 오랜만에 칵핏에 앉는다고 생각하니 설레임 + 얼마나 잘할수 있을까 걱정이 복합적으로 들더군요.

하필이면 그 전날 원래 내가 가지 않아도 되는 워크샵에 회사 대표로 어쩔수 없이 가게 되어 홍천에 있는 뷔발디 파크에서 자게 되어 오전 비행을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대신 그 덕분에 홍천에서 김포까지 100여분만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청명하고 한산한 양수리, 양평 길을 달리는 기분은 좋더군요.

 

도착해 보니 저와 함께 타는 교관님은 마침 ㄷ항공사에서 교관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 공통화제거리들이 많았습니다.

조금 기다리다보니 저와 함께 비행할 훈련생 한분이 더 왔습니다.

비행기 열쇠랑 몇가지 챙기고 비행기 타러 나갔죠.

김포 국제선 청사에서 램프까지 어떻게 나갈까 은근히 궁금했는데, 의외로 쉽게 나가는 길이 있더군요.(물론 그 전에 운항 계획서와 항공기 탑승인 신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만)

 

경비행기들은 모두 청사 맞은편 헬기들이 주기되어있는 경비행기 구역에 있는줄 알았는데, 국제선 청사 바로 앞에도 자가용기들이 여러대 있었습니다.

샘숭의 작은 넘, 엘쥐가 새로 구입한 넘, 한세오항공의 쌍발 터보프롭 Beech1900, 미국 등록 번호인 사이테이션 제트기 등이 있었고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제주항공이 새로 들여온 B-737이었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오랜만에 비행하는지라 같이 타는 분이 먼저 양양까지 조종간을 잡고, 제가 오는 길에 조종하기로 했습니다.

 

휑하니 비어있는 김포의 거대한 주기장을 빠져나가면서 각종 체크리스트 점검을 수행하고 활주로로 접어들어 이륙했는데, 비행기(C-172)의 이륙활주거리보다 활주로가 훠~~얼씬 더 길기 때문에 활주로 끝까지 가질 않고 중간 지점에 합류하여 이륙활주를 시작했습니다.

전날 예습한 체크포인트들을 지나 안양 VOR상공을 거쳐 금방 G597 항로로 접어듭니다.

양평에 있는 육군항공대 활주로와 원주 공항을 지나면 양양까지 꽤 먼 거리 사이에 할주로가 없으니 주의하라는 교관님의 말씀입니다.

앞에서 진행되는 교육을 보고 틈틈이 사주경계를 하지만 역시 한국엔 저고도 교통량이 적어서 양양까지 가는 동안 헬기 딱 한대만 봤습니다.

양양까지는 중간에 계기접근 연습을 했는데도 두시간밖에 안걸리는것 같더군요.

개미 한마리 없을것 같은 황량한 양양공항에 내립니다.

 

이제 드디어 내 차례입니다.

굳이 두어시간이나 걸려 양양까지 오는 이유는 김포에서 훈련 가능한 곳중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이 양양이기 때문이랍니다.

수색이나 태안에 있는 대학교의 시설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거기선 착륙 허용을 잘 안한다고 하고, 김포에선 터치앤고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아주 한가한 시간엔 간혹 허용).

오산 기지에 비행 클럽이 있는데, 거기 회원들이랑 교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양양에서 몇차례  터치앤고를 한 후에 RTB 하기로 하는데, 어유.... 오랜만에 조종하려니 영 잘 안되네요.

머 총체적 문제이긴 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러더 조작이 특히 잘 안되는거 같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시뮬레이터로는 러더 페달이 없기 때문에...(있긴 하지만 비싸죠)

착륙도 영 이상하고, 이륙시 피치도 잘 못맞추고,....

암튼 다시 김포로 향하는데 순항중에도 첨엔 무척 버벅대다가 안양 거의 가까이 와서 좀 안정되기 시작하지만, 낮이 되면서 지열을 받으니 상승+하강기류가 생겨서 돌아올때 기류가 좀 불안정합니다.

 

착륙하고 debriefing시간에 교관님이 비행기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능력을 빨리 익혀야겠다고 하십니다.

다시 말해 의도한 자세, 고도, 방향, 속도 등에 맞춰 비행기를 조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라서 특별히 실망하거나 만족하지도 않습니다.

 

원래는 그 다음날도 비행을 예약했었지만 비가 쏟아져서 취소했고 다음 비행은 5/25(일) 입니다.

직장 다니면서 주말에만 비행하는게 쉽지 않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는데, 기껏 익힌 비행 감각이 일주일, 또 날씨가 안 좋으면 2주 또는 3주후까지 유지된다는게 무척 어려운 일이고, 이를 위해선 이론 공부를 더 많이 하는것 외엔 별 다른 수가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s1) 역시 경기도엔 골프장이 많아요.

ps2) 강원도 어느 산 능선에 큰 규모로 풍력발전 시설 짓고 있던데요.

ps3) 서울공항에서 석촌호수 가깝게 보이더군요. 그 위치에 1850피트(555m)짜리 장애물을 짓겠다고? 에라 이 #&$@*&# 들아!!!

ps4) 동해 바다에 누런 띠들이 곳곳에 보이던데 적조 현상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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